
강남구 시니어 플라자의 점심 식대는 2,000원입니다. 제가 인천 복지관에서 어반스케치를 배우며 매번 느끼는 건데, 복지관마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지하철 선정릉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이곳은 시설뿐 아니라 회원 자격부터 남다릅니다. 과연 부자 동네 복지관은 무엇이 다를까요?
강남구만 다니는 복지관, 이유가 있습니다
강남구 시니어 플라자는 강남구 주민만 회원 가입이 가능합니다. 제가 다니는 인천 복지관이나 강북 노인 종합복지관은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게 까탈스러워서 그런 걸까요? 전혀 아닙니다.
2024년 기준 강남구의 재정자립도는 74.1%로 서울 1위입니다. 반면 강북구와 금천구는 15.4%로 최하위, 은평구가 16%입니다. 서울시 지원 없이도 자체 재정만으로 복지관을 운영할 수 있으니, 회원을 자기 구민으로 한정할 수 있는 겁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게 오히려 합리적인 운영이라고 봅니다. 세금 낸 만큼 혜택 받는 구조니까요.
2,000원 식대, 그런데 자리는 여유롭습니다
점심 식대 2,000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동두천 같은 가난한 동네도 3,000원인데 강남이 더 저렴하다니요. 매일 선착순 400명에게 식권을 판매하는데, 11시 30분 조금 지나 식당에 올라가 봤더니 자리가 많고 여유로웠다고 합니다.
식당 이름도 '해피 레스토랑'입니다. 식판이 아니라 접시에 하나하나 담겨 나오고, 의자와 식탁도 일반 레스토랑처럼 쾌적했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방문한 분에 따르면 시장통 같은 정신없음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식사 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여유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성수복지관처럼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외에는 식사할 수 없는 곳도 있다고 하니, 복지관마다 운영 방식이 천차만별입니다.
유료 프로그램, 그래서 지속 가능합니다
강남 시니어 플라자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가장 저렴한 것이 33,000원, 원어민 회화는 123,750원입니다. 제가 다니는 인천 복지관은 거의 무료인데 말이죠.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오히려 장점일 수 있다고 봅니다.
무료 프로그램은 추첨으로 하다 보니 연결이 안 될 수도 있고,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치명적입니다. 3개월마다 또 추첨하고, 떨어지면 다시 기다리고. 이렇게 해서는 취미생활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무료라지만 수박 겉핥기가 되기 쉽습니다.
반면 유료로 운영하면 자리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강사 수준도 보장됩니다. 입문, 교양, 어학, 댄스, 요가, 필라테스, 미술, 서예, 스마트폰 활용, 인공지능 활용법까지 3개월 단위로 체계적으로 운영됩니다. 물론 돈이 있어야 누릴 수 있다는 건 분명한 현실입니다.
표정이 다르다는 건, 마음의 여유가 다르다는 겁니다
이곳을 찾은 방문자는 이용자들의 표정이 밝고 여유 있어 보였다고 말합니다. 어수선함이 없고, 발걸음이 차분했으며, 카메라를 든 낯선 사람에게도 웃으며 대했다고 합니다. 몸이 무거워 뒤뚱거리는 분도 거의 안 보였다고 하네요.
4층 열린 도서관과 3층 창가 독서 공간에는 실제로 책 읽는 시니어들이 있었습니다. 다른 복지관 도서관은 불 꺼진 채 이름뿐인 곳도 많은데 말입니다. 미술실에서는 아프리카 시장, 고기잡이 배, 손녀 얼굴, 기도하는 손 등을 그리는 분들이 수준급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90세 가까운 어르신이 보라색 머리를 멋지게 물들이고 인물화와 풍경화를 그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마음의 여유는 통장 잔고에서 나온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생각엔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과천과 의왕도 프로그램과 식사료(2,000원)가 강남 못지않게 좋다고 합니다. 시설이 깨끗하고 널찍하면, 거기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기분도 달라집니다.
끝까지 돈이 있어야 대접받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복지관이라면, 강남이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인천 복지관이 시설은 좋은데 프로그램 지속성이 아쉬워서, 차라리 유료로 전환하되 추첨 없이 안정적으로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여러분은 무료 추첨과 유료 확정,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