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몇 년 전 어머니께서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셨을 때 가족 모두 정말 기뻐했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일하신 결과였으니까요. 그런데 몇 달 지나지 않아 어머니 통장을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받으신다던 금액보다 실제로 입금된 돈이 20만 원 가까이 적었거든요. 건강보험료와 세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간 거였습니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기초연금 신청이 탈락했다는 통보였습니다.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다는 이유였죠. 열심히 일해서 연금 많이 낸 게 오히려 불이익이 된 셈입니다. 특히 1962년부터 1969년 사이에 태어난 분들은 정책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세대라 이 문제를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국민연금 받으면 건강보험료가 얼마나 나갈까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게 건강보험료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율은 7.09%입니다. 여기에 65세 이상이면 장기요양보험료까지 추가됩니다.
월 180만 원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건강보험료만 약 12만 7천 원이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장기요양보험료까지 합치면 월 14만 원 정도가 공제되는 셈이죠. 실제 손에 쥐는 돈은 166만 원 정도입니다.
제가 상담했던 한 분은 국민연금 150만 원에 월세 수입 50만 원이 있었습니다. 총 200만 원이니 여유로울 거라 생각하셨죠. 그런데 두 소득을 합산해서 건강보험료가 계산되다 보니 월 16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실제로 남는 돈은 184만 원뿐이었고, 그분은 "40년 동안 성실하게 낸 연금인데 이제 와서 이렇게 뜯어가나" 하고 한숨을 쉬셨습니다.
임대소득이나 파트타임 수입이 있는 분들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모든 소득이 합산되어 보험료가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기초연금 탈락, 연금 많이 받으면 정말 손해일까
기초연금은 2025년 기준 1인 가구 최대 월 34만 2천 원입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4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죠. 그런데 국민연금을 '일정 기준' 이상 받으면 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국민연금 200만 원을 받는 A 씨와 국민연금 150만 원에 기초연금 34만 원을 받는 B 씨를 비교해 봤습니다. 건강보험료와 세금을 빼고 나면 A 씨는 손에 175만 원 정도가 남고, B 씨는 170만 원 이상이 남습니다. 차이가 고작 5만 원입니다.
제 어머니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연금이 소득인정액 기준을 넘어서 기초연금 신청이 탈락했거든요. 주변에서는 "연금 많이 받아서 좋겠다"라고 했지만, 정작 어머니는 "차라리 조금 덜 받고 기초연금이라도 받을 걸" 하고 후회하셨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연금 많이 낸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게 과연 공정한 제도인지 의문이 듭니다.
소득 조정하면 기초연금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소득 조정입니다.
임대소득이 있다면 월세를 조금 낮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분은 국민연금 160만 원에 임대수입 60만 원으로 총 220만 원을 받고 계셨습니다.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초과해서 탈락한 상태였죠. 그래서 월세를 10만 원 낮췄더니 기초연금 34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월세는 10만 원 줄었지만 기초연금 34만 원을 받게 되니 오히려 총소득이 늘어난 겁니다.
연금 수령 시기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연금을 늦게 받으면 매년 7.2%씩 수령액이 증가합니다. 65세에 180만 원 받을 자격이 있는 분이 70세까지 미루면 216만 원으로 불어나죠. 다만 본인의 건강 상태와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부분연금 제도도 활용할 만합니다. 연금을 전액 받는 게 아니라 일부만 받아서 기초연금 기준에 맞추는 방식입니다. 월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분이 150만 원만 받기로 하고, 대신 기초연금 34만 원을 추가로 받는 식입니다. 결과적으로 총 184만 원을 손에 쥐게 되는 거죠.
전문가 상담 없이는 놓치는 게 너무 많다
솔직히 이 모든 걸 혼자서 계산하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어머니 연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상담을 받았습니다.
상담사분이 어머니의 소득 구조와 재산, 배우자 연금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연금 일부를 연기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나왔죠. 만약 혼자 결정했다면 수백만 원을 손해 볼 뻔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는 경우는 더 복잡합니다. 부부 합산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각자 따로 계산하면 안 됩니다. 한 부부는 남편 170만 원, 아내 80만 원을 받고 있었는데 기초연금 조건에서 아슬아슬하게 탈락할 위기였습니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수령 시기를 조정했더니 기초연금을 되찾을 수 있었죠.
가까운 국민연금공단이나 동사무소에 가면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신분증만 있으면 되고, 복잡한 서류도 필요 없습니다. 연금을 이미 받기 시작했더라도 1년 내에는 수령액을 변경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니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시킨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연금은 개인이 평생 납부한 돈을 돌려받는 건데, 이걸 받는다고 기초연금을 못 받게 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성실하게 일한 사람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구조는 분명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당장은 이 제도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담해서 본인에게 맞는 전략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작은 차이가 연간 수백만 원의 차이를 만듭니다.